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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네팔 네와르족의 전통 미용사 나우와 나우니

© Sajan Shrestha
© Sajan Shrestha

요즘 머리카락이나 손발톱을 관리하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다. 우리는 주변에서 미용실이나 네일샵을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여성들은 머리를 손질하고 다양한 색상과 모양으로 손발톱을 꾸미거나 관리하기 위해 이러한 샵들을 자주 찾는다. 그러나 네팔의 카스트 중 하나인 네와르족에게 머리와 손발톱을 자르는 것은 일반적인 미용의 목적과는 매우 다르며 그들 만의 고유한 문화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네와르 공동체 내에는 전통적으로 네와르족 중에서도 상위 계층의 손발톱과 머리카락을 잘라주는 직업인 나우(Nau)와 나우니(Nauni)가 있다. 나우는 머리카락을 담당하는 남성이고 나우니는 손발톱, 특히 발톱을 담당하는 여성이다. 문화적 의미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나우와 나우니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자야스티티 말라(Jayastithi Malla, 네팔의 열한 번째 왕, 1382-1395 재위)왕 통치 기간 동안 그는 네와르족을 여러 하위 카스트로 나누고 직업에 따라 각 카스트에 순위를 매겼다고 한다. 하위 카스트는 상-중-하 카스트로 나뉘었다. 나우와 나우니는 그들의 직업이 상위 카스트 사람들의 머리카락과 손발톱을 자르는 것이었기 때문에 낮은 카스트로 분류되었다.

네와르 문화에서 특별한 의식이나 축제, 또는 통과의례 의식을 시작하기 전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청결해야 한다. 그들은 목욕을 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손발톱을 다듬어야 한다. 길고 더러운 손발톱은 불결한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나우니를 통해 손발톱을 깎아 정결케 하는 의식을 행하게 된다. 네와르인들은 나우니와 고용 계약을 맺고 가족 전체의 손발톱을 주기적으로 다듬는다. 그래서 나우니는 2~3주에 한 번씩, 또는 다른 네와르족이 필요로 할 때마다 이곳 저곳을 돌아다닌다. 특히 축제, 의례 또는 예식을 앞뒀을 때에는 나우니의 관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그러므로 각 가정이나 공동체에는 그들 만의 전담 나우니가 존재한다.

손발톱을 자르는 전통적인 방법

나우니는 손발톱을 깎으러 각 가정을 방문할 때마다 찰랑차(Chalan-cha), 알라(Ala), 붓, 나무토막을 들고 다닌다. 먼저 나우니는 발톱을 깎을 사람의 발을 나무토막 위에 편안하게 올려 놓는다. 그런 다음 물에 발을 적시고 발톱깎이인 찰랑차를 사용하여 발톱을 소제하고 다듬고 모양을 만든다. 발톱을 깨끗이 깎은 후 나우니는 손수 만든 붓으로 알라를 담는다. 알라는 붉은색의 페디큐어로, 소녀들의 발을 장식하는데 이는 깨끗한 발의 표시이자 기혼 여성이나 결혼할 미혼 여성의 상징이다. 미망인은 발에 알라 장식을 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나우니는 작업이 끝난 뒤 돈을 받지 않고 돈보다 쌀, 곡식, 옥수수, 밀을 받는 것을 선호한다. 그래서 모든 공동체들은 그 달에 수확한 작물과 채소를 나우니에게 대가로 준다.
© Sajan Shrestha


남자 이발사인 나우는 집에 누군가가 머리를 깎아야 할 때나 특히 상을 치를 때에만 부른다. 네와르 공동체의 장례에서는 망자의 모든 남자 친척들이 머리카락과 눈썹을 깎아야 한다. 그리고 그들은 7일 동안 거울을 볼 수 없다. 그리하여 나우가 방문하여 머리와 눈썹을 깎고 장례 준비를 도와준다. 애도의 마지막 날, 나우니는 온 가족의 손발톱을 깎고 거울을 보여주며 과거를 뒤로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온 가족을 정화한다. 나우와 나우니는 머리카락과 손발톱 다듬기에서 한 발 나아가 마사지로도 인기가 많고 다리 염좌에도 전문가다. 사람들은 나우와 나우니가 발을 만져주면 고통이 사라진다고 믿는다.
© Prashant Nemkul


하류층이 상류층의 손발톱과 머리를 다듬어주는 일은 네일샵이나 이발소가 흔하지 않던 시절부터 시작됐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나우와 나우니는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머리카락과 손발톱을 다듬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의 변화와 시간 부족, 그리고 특히 주변에 헤어샵이 늘어나면서 나우와 나우니는 이전처럼 이용되지 않고 있다. 오늘날 나우와 나우니는 가정 내에서 특별한 의식이 있는 경우에만 부르는 추세이다. 더군다나 나우와 나우니는 보수나 평판이 좋은 직업도 아니기 때문에 젊은이들은 머리카락이나 손발톱을 자르는 일에 관심이 없다.

마지막으로 글을 마치며, 이와 같은 문화와 관습은 저마다 고유한 의미가 있기에 문화에 대한 오해와 그에 따라 사람이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 문화는 그 안에서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행복할 때에만 존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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