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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공동체의 축제, 한국의 정월대보름

달집 태우기에 앞서 펼쳐진 정월대보름 공연(출처: Flickr, hojusaram)
달집 태우기에 앞서 펼쳐진 정월대보름 공연(출처: Flickr, hojusaram)

새해 축하는 전 세계 어느 문화권에서나 중요한 명절 중 하나이며, 한국 문화에서 음력 정월의 축제인 정월 대보름 축제는 큰 의미를 갖는다. 올해는 음력 2월 5일 일요일에 해당하는 첫 보름날이다. 이 명절은 설날과 추석에 비해 덜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한국의 삼국시대 역사 기록인 신라본기에서 그 기록을 찾을 수 있을 만큼 동등한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보름달은 역사적으로 한국의 농경 사회에서 행운의 상징이었다. 정월 대보름은 한 해 동안 공동체의 안녕과 풍년을 달님에게 기원하는 날이기도 하다. 이날, 한반도 전역의 사람들은 다양한 공연 및 게임, 의례에 참여하여 새해 첫 보름달을 축하하기 위해 모여든다.

풍물놀이는 정월 대보름에 행해지는 공연 중 하나다. 예부터 농부들은 액운을 몰아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의례로 마을을 돌아다니며 노래하고 악기를 연주했다. 풍물놀이는 무속 의식과 탈춤이 어우러진 집단 농경문화에 뿌리를 둔 매혹적인 공연 방식이다. 학자들은 종종 이 전통을 "농민의 음악"을 뜻하는 농악이라고 부르며 1980년대부터 한국의 중요한 무형문화유산으로 인정받고 있다.

부럼은 딱딱한 견과를 먹는 전통으로 각종 땅콩, 호두, 밤, 잣, 은행 등을 먹는 풍습이다. 우리말로 ‘부럼’은 동음이의어로 옛날에는 흔한 병이었던 피부의 종기를 가리키기도 한다. 과거 선조들은 새해가 되면 척박한 생활환경으로 인해 생기는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아이들에게 영양이 풍부한 견과류를 먹도록 권장했다. 오늘날에도 건강을 기원하는 상징적 목적으로 견과류를 깨 먹는 관행이 남아 있다. 정월 대보름에 맛볼 수 있는 또 다른 전통 음식인 오곡밥과 약밥은 전통적으로 건조 후 삶아 조리하는 나물 반찬과 함께 먹는다. 풍습에 따르면 나물을 삶아 말린 것을 먹으면 겨울철 줄어든 식욕을 돋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정월 대보름에 먹는 음식인 오곡밥, 나물, 견과류(출처: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

쥐불놀이는 노래하고 춤추며 불을 붙인 등불을 휘둘러 원형의 불빛을 만들어 내는 한국의 전통 놀이다. 예로부터 한국인들은 이 놀이를 통해 농지를 태워 쥐 등의 해충을 박멸하고, 타고 남은 재는 다가오는 추수철이 시작되기 전에 비료 역할을 하도록 했다. 또한 이 놀이를 통해 상징적으로 가족과 공동체의 건강을 기원하기도 했다.
쥐불놀이(출처: 국립민속박물관)


정월대보름의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소원을 비는 ‘소원 나무’다. 전통적으로 사람들은 새해 첫 보름날 종이에 시, 기도, 소원 등을 적어 나무에 묶었다. 이 전통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작은 오두막을 닮은 큰 짚과 솔잎 더미에 소원을 담을 수 있었다. 그들은 보름달이 뜨기를 기다렸다가 잡귀를 쫓는 의미로 짚 더미에 불을 붙였다. 짚더미가 잘 탈수록 풍요로운 한 해를 맞이한다고 믿었다. 이 의례를 달집 태우기라고 한다.

2019년 남산골 한옥마을 달집 태우기 주변에서 풍물놀이가 펼쳐지고 있다. (출처: 서울특별시 공식블로그)

정월 대보름은 공동체의 행사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주요 명절들과 구분되는 한국 고유의 문화 유산이다. 비록 세대를 거치면서 마을공동체의 개념은 희미해져가고 있지만, 이러한 민속놀이와 의례, 공연은 더 나은 미래를 바라며 화합을 도모하는 한반도 전역의 공동체에서 지속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한국의 각 지역마다 이 명절을 지내는 행사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그러나 모두 유사한 의례와 역사적 기원에 뿌리를 두고 있어 정월대보름은 독특한 무형유산적 특징이 더욱 강화되는 듯하다. 올해 정월대보름을 지내며 한국의 팬데믹 이후 건강과 번영에 대한 희망의 회복을 빌어본다.
2019년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달집에 소원을 적은 종이를 매다는 아이. (출처: 서울특별시 공식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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