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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유산, 현대에 과거를 재현하다

행렬에 참여하며 찬송가를 부르고 길을 따라 등불을 놓는 사람들. © 모나리사 마하르잔
행렬에 참여하며 찬송가를 부르고 길을 따라 등불을 놓는 사람들. © 모나리사 마하르잔

예냐 푸니(Yenya Punhi, ‘인드라 자트라’ 라고도 불림)는 네팔에서 가장 볼거리가 많은 거리 축제 중 하나이다. 이 축제는 네와족(Newa)이 거주하는 여러 도시에서 개최되는데 그 중에서도 카트만두는 이 축제를 그들의 주요 축제로 삼고 있다. 또한, 오늘날 예냐 푸니 축제는 런던, 달라스, 볼티모어, 시드니 및 시킴과 같은 전 세계 여러 도시에서도 개최되고 있다.

카트만두의 예나 푸니 축제는 8일 동안 개최되며 무미건조하던 도시의 구석 구석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행사가 진행된다. 살아있는 신과 여신의 전차 행렬, 각종 탈춤, 사람들과 신들의 행렬, 바이라브(Bhairav) 가면 전시가 주요 행사들 중 일부이다. 따라서 본 축제 기간 동안 카트만두의 모든 거리와 골목들은 군중들과 신들 및 축제의 열기로 가득 차 있다.

첫째 날 저녁, 사람들은 직역하면 일명 ‘버터 램프 놓기’로 불리는 우파쿠(Upaku) 또는 팔차 비 워니구(palcha bi wonigu)로도 불리는 행렬을 거행한다. 가족을 여읜 이들은 향을 피우고 모든 교차로와 사원에서 길을 따라 버터 램프를 놓으며 고대 도시를 돌아다닌다. 이 때 몇몇 무리의 사람들은 바잔(찬송가)을 부르며 행렬을 하며, 젊은 그룹은 각종 전통 악기를 연주하며 행렬을 따른다.

큰 사원에서부터 스투파(stupas), 차이트야(chaityas), 심지어 아주 작은 사원에 이르기까지 행렬의 경로가 이어지며, 꽃, 조명 및 사마예바지(samayebaji, 콩, 고기 및 음식 등과 버무린 쌀가루) 로 장식된다. 음악, 조명, 찬송가와 사람들은 도시를 전혀 다른 분위기로 만들어 낸다.

이 축제는 흡사 즐기기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해에 사망 한 이들을 기리는 추모행사다. 행렬에 참여하는 많은 사람들은 흰 옷을 입는다. 네와족의 전통 의례에 따르면, 망자의 아들들은 일년 내내 흰 옷을 입는다. 그들은 이 의식을 통해 망자의 혼에게 승천길을 밝게 비춰준다고 믿는다. 이승의 도시에서 방황하는 망자의 영혼들에게 길을 안내해 준 다는 것이다.

행로에 대한 이야기는 축제 그 자체만큼이나 흥미롭다. 고대 카트만두는 성벽으로 둘러싸인 도시였으며, 행렬을 거행하는 사람들은 성벽 바깥쪽 경계를 돌았다. 1769년 카트만두가 샤 왕에 의해 점령된 후 벽은 폐허가 되었으며, 이는 메리 슬러서 (Mary Slusser)의 네팔 만다라 (Nepal Mandala)라는 책에도 언급되어 있다.

오늘날 성벽과 성문의 물리적 흔적은 없지만 우파쿠와 같은 무형유산은 오랫동안 잃어버린 도시의 물리적 기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축제와 의례는 현재를 축하하는 것뿐만 아니라 현대의 풍경에서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고 있다. 이를 통해 현 세대의 사람들에게 도시의 과거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게 된다.

구전된 역사는 과거의 사람들과 장소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며, 네팔과 같은 나라에서는 특히 더욱 중요하다. 네팔에서는 역사와 평범한 구조물에 대한 기록이 귀하기 때문이다. 카트만두 계곡에서 이 축제가 열리면 고대 사람들과 장소,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의례, 행사 및 행렬로 가득해진다. 그리고 오늘날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도시 형태가 상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맥락에서 과거가 재현된다. 무형유산의 연행은 장소, 관행 및 과거의 기억에 지속성을 부여하는 한 방법일 것이다.


무형유산, 현대에 과거를 재현하다 사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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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유산, 현대에 과거를 재현하다 사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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