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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소통과 어울림의 공연예술, 줄타기

  • 작성자양윤아
  • 작성일2022.02.17
  • 분류무형유산 소식
2008년 남사당놀이에서의 줄타기 © 플리커 계정: Republic of Korea, <br>저작권 정보 링크
(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sa/2.0/)
2008년 남사당놀이에서의 줄타기 © 플리커 계정: Republic of Korea,
저작권 정보 링크 (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sa/2.0/)

관아나 대가집에서 큰 잔치가 있거나 명절이 되면 광대들의 연희가 벌어졌던 전통사회에서는 줄타기를 행하였다. 마당놀이의 꽃으로 불리었던 줄타기는한 국의 전통 공연예술로 ‘공중의 맨 줄 위에서 줄광대가 재담·소리·발림을 섞어가며 갖가지 재주를 부리는 놀음’을 말한다.



줄타기에 관한 기록은 고려시대(918~1392)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다. 기록에 따르면 줄타기는 답삭희(踏索戱), 답삭(踏索), 주삭(走索), 보삭(步索), 삭상재(索上才), 주승(走繩), 이승(履繩)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되며, 공통적으로 ‘줄 위에서 재주를 부리며 논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재 전승되는 줄타기는 연행자의 성격을 기준으로 ‘광대 줄타기’와 ‘뜬광대 줄타기’로 나눌 수 있다. ‘광대 줄타기’는 관아에 예속되어 정착한 대령광대待令廣大가 연행하는 반면 ‘어름 줄타기’라고도 불리는 ‘뜬광대 줄타기’는 유랑광대流浪廣大에 의해 연행되었다. 현재 ‘광대 줄타기’가 1976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8호로 지정되어 그 전승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뜬광대 줄타기’는 중요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된 남사당놀이의 한 종목으로 전승되고 있다.



흔히 줄타기하면 줄광대만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제대로 된 줄타기 연행을 위해서는 줄광대뿐만 아니라 땅 위에 서서 줄광대와 재담을 주고받는 어릿광대와 장구, 피리, 해금 등으로 연행판의 분위기를 이끌고 줄광대의 기예를 율동감 있게 만들어주는 삼현육각재비가 함께 관중들이 어우러졌을 때 한국의 소통과 어울림의 공연예술인 줄타기가 이루어질 수 있다.



줄타기는 오후 내내 이어지기에 관객이 흥미를 이어갈 수 있도록 곡예와 재담, 음악으로 구성을 세심하게 짜야 한다. 줄타기는 행사의 안전을 비는 ‘줄고사’를 시작으로 간단한 곡예부터 어려운 묘기까지 갖가지 줄타기 기술을 보여주며 관중의 극적인 긴장을 유도한다. 이후 ‘중놀이’와 ‘왈자놀이’를 통해 관중의 극적 긴장을 이완시키고 흥미를 유발하고, 다시 여러 기예를 통해 관중의 극적 긴장을 유도했다가 살판을 통해 긴장을 해소한 후 마무리한다. 연행자나 상황에 따라 다소 변화가 있기도 하나 주로 이러한 공연 내용을 바탕으로 진행된다.



이때 한국 전통의 줄타기는 곡예기술에만 머무르지 않고, 노래와 재담을 곁들여 소통하며 함께 어우러진 놀이판을 이끌어나간다는 점에서 다른 나라의 줄타기와 차별화된다. 이러한 독특한 특징을 지닌 한국의 줄타기는 공연자와 관객 모두가 소통하며,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함께 어우러져 내면의 자유까지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고유하며 그 가치가 있다.



과거 판소리만큼이나 인기 있었던 줄타기 공연의 명성은 현대에 와서 빛을 잃어가고 있다. 간혹 지역 문화축제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전승 취약 종목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만큼 명맥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거부터 한국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도맡았던 줄타기가 미래세대에도 전해질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과 대중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무형문화유산 분야는 보전과 활용이 이루어졌을 때 가치를 발휘할 수 있기에 전승 환경 개선과 시대를 고려한 다양한 활용을 통해 줄타기의 명성을 다시 드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지친 일상 속 사람들에게 해방감을 안겨줄 수 있는 줄타기가 사람들의 환호 가운데 하늘을 자유롭게 가로지를 수 있게 될 날을 기대하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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