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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세계 모어의 날 : 모어에 대한 고유한 권리를 말하다

66년 전 방글라데시가 동파키스탄으로 알려져 있던 시절, 1952년 2월21일 벵골의 학생들은 다카의 거리를 행진하며 당시 파키스탄 자치령(현재 파키스탄) 정부가 벵골어를 공용어로 채택하지 않는 데 대해 강력히 반발하였다. 이날 파키스탄 경찰의 발포로 여러 목숨이 희생되었으며, 이후 희생자들을 위한 추도와 총소리 그리고 더 많은 시위가 잇따랐다. 이 사건은 언어를 되찾기 위한 피로 얼룩진 역사로 기록되었다.

이러한 벵골어운동(Bengali Language Movement, 1947-1971)의 저항정신을 통해 언어가 민족정치와 계급정치에서 어떠한 역할을 해왔는지 알 수 있다. 파키스탄이 종교적인 이유로 인도와 분리되었던 당시에는 종교의 개념과 실천은 정치적 의제와 깊은 연관이 있었다. 따라서 벵골어가 이슬람교보다 힌두교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이슬람교 국가인 파키스탄은 벵골어를 공용어, 즉 이슬람교 국가의 꿈을 대변할 언어로 인정하기를 꺼렸던 것이다. 또한 그 당시 벵골어는 복잡한 교전 상황에서 사람들을 결속시키는 힘이 되었다. 언어가 해방을 위한 상징적 중요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모어’는 탈식민지 연구에서 쓰이는 핵심 단어 중 하나이다. 하지만 모어는 실제로 식민지배와 약탈, 파괴를 경험한 나라에서는 단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모어는 노래이자 존재이고 기억이다. 우리의 가장 깊은 부분을 드러낼 수 있게 하며, 우리는 모두 서로 다르지만 이해와 인정을 바탕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벵골어운동은 1999년 유네스코가 매년 2월 21일을 ‘세계 모어의 날’로 선언하는 데 있어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다. 이로써 유네스코는 세계 모든 이들의 민족언어학적 권리와 함께, 각자의 언어로 말할 수 있는 고유한 권리를 주창하고 있다. 이 선언에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문화를 즐기면서 동시에 전 세계의 다른 문화적 전통을 존중하고 배워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 그리고 현재까지 유네스코 및 세계 곳곳에서 2월 21일을 전후로 해당 기념일을 기리는 행사를 치르고 있다.

한편 올해 서울에서는 기념 포럼이 개최된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주한 방글라데시대사관의 공동 주최로 오는 2월 21일 4시부터 7시까지 유네스코회관 유네스코홀에서 진행되는 이번 포럼에는 주한 방글라데시 대사관 및 해외공관 관계자, 모어 및 언어 관련 전문가, 일반 대중 등 7~8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주요 프로그램은 개회, 유네스코 사무총장의 ‘세계 모어의 날’ 메시지 낭독 및 기조발제, 지정토론, 질의응답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국과 방글라데시, 필리핀, 네팔의 문화 공연도 준비되어 있다. 해당 포럼에 관한 문의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커뮤니케이션팀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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